임금체불 사건에 관하여 1

by HeuJung


일상 | Posted on Sat, Nov 9, 2019 2:35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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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년 전에 그만둔 회사에서 약 3,100만원 가량의 임금과 퇴직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회사와 대표이사를 상대로 한 노동부 형사고소와 민사소송 2건이 진행중이다.

나는 회사 투자자가 모여 있는 채팅방에 회사를 비방하는 글과 임금체불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게시하였고,
해당 사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

그동안 있었던 일들에 대해 내가 느꼈던 점, 소회를 간단히 정리를 하고자 한다.
본인의 입장에서 쓴 글이지만, 가급적 사실에 입각해서 작성하려고 노력하였다.

 

대표님을 처음 만나다

내가 처음 대표님을 뵌 시기는 무더위가 한창이던 2012년 7월, 구로디지털단지에 위치한 사무실이였다.

이전에 다니던 회사에서도 임금체불이 발생해서 재취업을 알아보던 중,
대학교 동아리 형님의 소개로 대표님과 면접을 보게 되었고, 이력서 제출 후 간단한 면접을 통해 대표님께서 채용의사를 밝히셔서 입사하게 되었다.

당시 기억하는 대표님의 모습은 뭔가 많이 지쳐보였고, 피곤한 모습이었다.

사무실에는 약 10여명 정도의 인원이 있었으며, 다들 모두 나를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예전에 내가 컴퓨터 해킹/보안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작성했던 기술문서를 보며 공부를 했다는 직원분들도 만나게 되어 많이 쑥스러웠다.

회사의 분위기는 마치 대학교 동아리 같았다.
다들 모여서 자유롭게 기술에 대해서 토론하고, 가끔 회의실에 모여 다양한 기술을 주제로 발표도 했다.
점심식사 후 회사 직원들끼리 스타크래프트 게임도 하면서 친목을 다지기도 했다.

사람들이 정말 좋아 보였고 "이런 회사라면 오래 다닐 수 있겠구나" 라는 인상을 받았다.

 

또 다시 임금체불

그런데 이직한 회사에서조차 급여가 나오지 않았다.

주변 직원들 얘기를 들어보니 이미 이전부터 급여가 안나오고 있었다고 한다.

가뭄에 가랑비가 내리듯이 100여만원 정도의 급여가 잠깐씩 입금되긴 했지만, 그 금액가지고는 생활비를 감당할 수가 없어서 나는 가지고 있던 컴퓨터를 팔거나 신용카드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해서 버텼다.

몇몇 직원들은 집세를 내지 못해 보증금을 다 까먹기도 하고, 공과금을 내지 못해 전기와 가스가 끊겨서 추위에 떨면서 지낸다는 말도 들었다.

그럼에도 직원들은 뭔가 희망을 갖고 대표님을 믿고 기다리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기술연구소에 있던 직원 한 명은 뭔가 즐거웠던지 큰 소리로 웃으며 뭔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었다.
월급도 안나오는 회사에서 무슨 희망을 가지고 저렇게 버티고 있을까? 나는 궁금하였다.

 

희망을 보다

그러던 와중, 어느 날 대표님께서 나를 대표이사실로 호출하셨다.

대표님은 아이패드로 동영상 하나를 보여주셨다.
동영상의 내용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자세한 사항은 기밀사항이고, 나도 회사에 보안서약을 한 부분이 있어서 말할 수는 없지만,
나름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었던 본인의 눈으로 보기에도 믿기 힘든 광경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그리고 대표님께서는 해당 사실을 발설하지 말라고 하는 당부와 말씀과 함께,
회사가 잘 되기 위해 여러가지 일들을 추진중이니 힘들더라도 조금만 참고 기다려 달라고 하셨다.

 

투자가 이루어지다

급여는 계속 나오지 않았다.
결국 나도 자금이 바닥나 입사 추천을 해준 동아리 형님께 말씀드렸다.

"지금 살고 있는 고시원 방을 빼고 짐을 모두 회사 사무실로 옮겨 놓고 회사에서 숙식을 하면 안될까요?"

그 형님은 그래도 좋다고 했다. 그래서 그날로 고시원에 있던 짐들을 모두 챙겨 회사 건물 엘리베이터에 탔다.

고시원에 있던 옷가지, 침구류, 가재도구 등을 가지고 엘리베이터를 다고 회사 사무실이 있던 6층에 올라갔다.
마침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그 형님이 서 계셨다.
그 형님이 내 모습을 보고는, "정홍아, 우리 투자받았다." 라고 말했다.
나는 "그럼 저 짐 가지고 다시 고시원 돌아가도 되죠?" 라고 물었고, 형님은 그렇게 해도 좋다고 했다.

그리고 다음날, 회사의 전략기획 담당 부장님이 나에게 투자받은 사실을 말씀해 주셨다.
또 사무실도 판교로 이사할 거라고 말씀해주셨다. 

곧 대표님께서 전직원을 회의실로 소집하여 투자 사실을 직원들에게 설명하였다.
다만 투자받은 금액이 크지 않아 지금까지 밀린 급여 전부 지급은 어렵다고 하니 이해를 해달라는 말씀도 덧붙였다.
그리고 급여 200만원이 전직원에게 입금되었다.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회사는 판교의 한 건물에 새 보금자리를 틀게 되었다.
이야기 듣기로는 회사에 투자를 한 투자사가 입주해 있는 건물이라고 한다.

다만 임대료가 비싸다보니 사무실 크기는 많이 줄었다.

사무실 인터리어 공사를 마치고 직원들과 함께 사무실 짐을 하나씩 옮겼다.
사무실에는 번창을 기원한다는 화환, 화분들이 속속 도착하기 시작했고, 언론사에서 기자분들이 찾아와 대표님과 인터뷰를 하는 광경도 볼 수 있었다.

사무실이 어느 정도 정리된 후, 다같이 강원도에 위치한 스키장으로 전사 워크숍을 갔다.

나는 스키장은 처음 가봤다. 집안 형편이 좋지 못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여행이라고는 단 한번도 가지 못했지만,
서툴러서 많이 넘어지긴 했어도 스키장에서 스키를 타본 경험은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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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체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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